강요된 학습 아니라 느끼는 교육돼야 성공
학교에서 배우는 대부분의 과목들은 논리적인 이해와 사고를 필요로 한다. 또 많은 양을 암기 하도록 되어 있지만 때로는 직관적이고 감각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도 있다.
예능교육의 진가는 바로 여기에서 발휘된다.
시의 운율을 공부할 때라든지 영어의 억양과 악센트를 익힐 때에는 음악적 감성이 톡톡히 한 몫을 한다. 특히 그림을 많이 그려본 아이들은 일기를 쓸 때에도 표현이 자유롭다. 그림을 통하여 이야기들을 함축하고 묘사하는 활동을 많이 해 보았기 때문에 그것을 글로 풀어 놓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쉬운 것이다. 그림과 무관할 것 같은 국어 교과서에서도 그림과 관련된 학습활동이 계속 나온다. 1~6학년 국어 교과서를 펴 보면 각 페이지 마다 그림이 반 이상 차지하고 있다.
글을 쓰기 이전에 그림을 보고 내용을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에 이어질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 보는 것에 이르기까지 ‘언어’와 ‘이미지’의 상호작용은 계속 된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영역, 더 창의적인 영역으로의 확장을 위해 미술적 감성은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예능교육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가 위와 같은 사실을 좀더 설득력 있게 한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대학 교육학과가 1992년부터 1998년까지 베를린의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악 교육이 인성에 미치는 효과를 장기 추적하여 조사한 결과 음악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사회성은 물론 지능 지수도 뚜렷하게 향상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영국의 과학 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에서는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모아 ‘뇌 발달의 비결 11가지’를 소개했는데, 그 중에서 ‘모차르트 음악을 들은 사람이 수학적, 공간적 추론 능력이 뛰어나다’라는 미국 위스콘신 대학 라우처 교수의 연구결과가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 학습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하던 예능교육마저 중단하려고 한다.
대부분 뚜렷한 목표의식이 없거나 부모가 잘 모르고 시킨 경우에는 지금껏 공들여 왔던 시간과 노력이 허사가 되고 만다.
피아노를 아주 어릴 때 일찍 시작한 경우나, 1~2학년 또는 3~4학년처럼 늦게 시작한 경우의 교육목표가 다르다. 이것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잘 치는 아이의 수준을 목표로 삼는다면 아이나 부모 모두 힘든 길을 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똑같이 피아노를 배워도 공부하듯이 치는 피아노는 실패하지만 ‘느끼는’ 피아노는 성공한다.
그래서 예능교육도 제대로 알고 시켜야 한다.
모든 공부가 다 그렇듯이 피아노도 성급함은 금물이다. 허리의 자세를 잡아주기 위해 부모가 아이의 허리를 가볍게 쓰다듬어 주는 것과 같은 세심한 배려가 피아노를 칠 때 뿐만 아니라 공부할 때의 자세까지 잡아주게 된다.
아무리 훌륭한 선생님으로부터 레슨을 받았다 할지라도 스스로 연습을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런데 이 연습을 부모가 어떻게 도와주느냐에 따라 피아노 교육기간을 훨씬 앞당김으로 해서 예능과 공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많은 부모들은 음악과 마찬가지로 미술교육도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더라도 어떻게 그릴 것인가 하는 ‘테크닉’의 문제 보다는 무엇을 그릴 것인가 하는 ‘소재’를 가지고 고민한다.
결국 그림도 창의적인 생각이 우선이다.
창의적인 생각은 다양한 경험에서 나온다. 그리고 책을 통한 간접경험에서 더 풍부해진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그림을 감상하면서 모방을 통한 창작의 영역으로 점점 그림의 세계가 넓어진다.
창의적인 생각 꺼내기를 잘하면 공부가 쉬워진다. 이와 같은 과정들은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한 조건들인데 선생님보다는 부모가 더 해주기 쉬운 것들이다.
공부가 언어의 바다를 항해하는 것이라면 예능은 빛과 소리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목적지에 꼭 도달하지 않아도 여행이 즐거운 것처럼 예능은 그 자체로 즐거움을 준다.
그래서 예능 교육의 목표는 남보다 잘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에 있는 예술혼을 깨워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아이들이 꿈을 이룰 때까지 지치지 않고 달려나갈 수 있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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