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가

연출가   연출의 역사는 극의 다른 분야에 비하면 그리 역사가 오래지 않다. 연출가의 역할은 대체적으로 극작가나 그 제작자, 혹은 연기 연장자들의 조언이나 지시에 의해 이뤄지고 있었다. 그러나 19세기 독일의 작스 마이닝겐 공작이 자신의 극단을 설립한 이후, 현대적 의미의 연출가가 출현하게 되었다. 마이닝겐 공작은 연출가의 역할을 규정하여 독립된 분야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프랑스의 앙드레 안토완과 러시아의 콘스탄틴 스타니슬라브스키에게 이어지면서 연출가의 역할이 강화되어져 갔다.
연출가는 극작가나 배우와 다른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고있다. 연출가는 작품해석에서부터 연기와 연극의 여러 기술적 요소인 장치, 조명, 의상, 음향 등을 유기적으로 통합 조정하여 공연의 총체적 효과를 창조하는 책임을 맡은 사람이다. 많은 면에서 연극의 연출가는 영화의 감독이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 연극의 연출가는 극작가의 비구체적인 희곡작품을 재해석하여 자신의 예술적 이상을 무대에 구체화시키는 사람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희곡을 읽을 때 생기는 감동은 무대에서 공연된 작품을 감상할 때 생기는 가동과 반드시 같지는 않다. 이러한 느낌과 감동의 차이는 희곡에서 표현되지 못하는 부분을 연출가의 사상에 의해 무대위에서 구체적이고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희곡 작품과 등장인물들이어도 연출가의 해석과 연출에 따라 전혀 다른 작품과 등장인물처럼 보이게 된다.
18,19세기를 배우의 시대라고 한다면, 20세기의 연극은 연출가의 시대였다고 말할 수 있다. 많은 연출가들이 독창적인 연출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으며, 현대 연극의 방향의 틀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러나 21세기의 연극은 연출가의 시대에서 디자이너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게 풍긴다. 급격하게 발전하는 조명과, 무대장치, 새로운 소재로 상상을 자극하는 분장과 의상 등 연극적 기술이 연출가에 작품 해석 능력을 뛰어 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연극적 기술들이 너무나 복잡해져 가고 다양해져서 한 사람의 연출가가 그러한 전문적인 분야를 모두 담당하고 제어하기가 힘들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