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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근군 교육법은] "스스로 알때까지 다그치지 않고 기다리죠"

by 예술융합영어디렉터 2005. 10. 12.
[송유근군 교육법은] "스스로 알때까지 다그치지 않고 기다리죠"
공부 종류 늘면 성장 기회 줄어
한 분야에만 시간·정성 쏟아야
정시행기자 polygon@chosun.com
입력 : 2005.10.09 18:38 22' / 수정 : 2005.10.09 18:46 12'

입학 3개월 만에 초등학교 졸업, 5월 고입 검정고시 합격, 8월 대입 검정고시 역대 최연소 합격, 9월 명문대 러브콜 쇄도…. 올해 만 7세8개월 된 송유근 군의 화려한 이력이다. 이 놀라운 영재는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공부했을까. 최근 인하대 수시모집에 지원해 양자 역학 관련서를 읽으며 시험준비를 하는 송군과 부모 송수진(46)·박옥선(46)씨 가족을 만나 ‘영재 비결’을 들어봤다. 아버지 송씨는 최근 유근이 교육법을 밝힌 책 ‘모든 아이는 영재로 태어난다’(랜덤하우스중앙)를 내기도 했다.

■ 아이는 기다린 만큼 큰다

유근이는 돌 때 걷기는커녕 뒤집기도 못해 이웃들이 “아이가 늦되다”며 걱정했을 정도였다. 3살 때 다른 아이들이 한글과 구구단을 배울 때 유근이는 책 그림만 보면서 놀았고, 4살 때는 유치원 수업을 못 따라가 곧 중퇴했다. 5살 때 처음 산수에 관심을 보여 공부를 시켰는데, 이 때부터 무서운 집중력이 생겼다. ‘엉덩이 무거운 아이’로 소문나고 1년 2개월 만에 고등학교 미·적분 응용문제를 푸는 수준에 도달했다. 아버지 송씨는 “사교육부터 매달리지 말고 먼저 관심을 보일 때까지 놀게 놔두라”고 말한다.

■ 스스로 배우게 하라

유근이는 인터뷰 중 어머니 박씨에게 갑자기 “천연두가 뭐야?”라고 묻더니, “소보로빵이 뭐야?”라며 궁금해했다. 박씨는 그 쉬운 질문에도 태평한 표정으로 “그게 뭐지? 알아봐야겠네”라고 답한다. 유근이는 한참 뒤 “마마 자국을 곰보라고 해? 그게 소보로랑 같아?”라고 했다. 유근이 부모는 뭔가를 바로 가르치거나 고쳐주지 않고, 책이든 현장이든 직접 배울 수 있도록 이끈다. “산이 뭐냐”고 물으면 산으로, “사자가 뭐냐”면 동물원으로 데려갔다는 것이다.

■ 관심 있는 것을 선택하게 하라

송수진씨는 ‘아이가 이것을 잘 하니, 이제는 저것을 시켜봐야지’라는 태도를 버리라고 충고한다. 해야 하는 공부의 종류가 늘어나면 아이가 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성장할 기회는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 하루 중 할 수 있는 일을 적어놓고, 아이가 제일 하고 싶어하는 일 한 두 가지만 남기고 나머지는 매직펜으로 지워버려야 한다. 대신 그것이 영어든 바둑이든 노래든 물리학이든, 선택했으면 시간과 정성을 다 쏟아 부으라고 한다. 그렇게 공부한 유근이는 하루 14시간 동안 공부하고 실험해도 지루한 줄을 모른다.


■ 예체능은 직접 체험하며 익힌다

과학 영재 유근이는 1년에 50번은 연주회장을 찾는다. 송수진씨는 “자기 취향을 가지게 하는 것, 예술을 그리워하고 삶의 일부가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릴 때 의도적으로 악기를 쥐어주어 스트레스를 주지 말라는 것이다. 유근이 역시 젖먹이 때부터 아빠가 듣는 클래식을 5년간 함께 듣기만 하다 드럼과 피아노를 시작했다. 유근이는 또 발레를 통해 감정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법도 배웠고, 겨울엔 스키를 즐긴다. 또 유근이가 시도 때도 없이 즐기는 스포츠는 ‘엄마에게 뽀뽀하기’다.

■ 야단치지 말아라

인터뷰 장소. 부모가 먼저 나타나고 유근이는 한동안 보이질 않는다. 이것저것 구경하고 만져보느라 길을 지그재그로 걸어오고 있다. 그런데도 엄마·아빠는 “빨리 오라”는 말 한마디 없다. 이들은 “부모가 스트레스 받으면 아이도 받는다”고 말한다. 일부러 청소도 깨끗이 하지 않는다고 한다. 유근이는 그 흔한 IQ검사도 받아본 일이 없다. 아버지 송씨는 “아이들이 부모 속을 썩인다고 하지만, 아이가 악의를 가졌겠느냐”며 “야단치지 않고 믿어주면 아이가 뭔가를 할 때 두려움이 없어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 ‘영재 환경’은 따로 없다

유근이의 부모는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다. 산모는 마흔이 다된 나이였다. 박씨는 태교 때 수삼을 넣은 백숙을 즐겨먹었고, 지금 유근이도 닭을 좋아한다. 부모가 한동안 맞벌이를 하느라 할머니 두 분이 함께 살며 유근이를 키워줬다. 할머니들은 때맞춰 분유를 주고 이유식은 그냥 밥을 먹였으며, 업고 예뻐해 주는 것으로 유아교육을 대신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가족은 유근이의 독서장소로 할인점 어린이 코너나 도서관을 애용한다. 유근이 공부와 활동에 쓰는 돈은 한달 30만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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