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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다리 '야간 조명' 화려한 밤의 유혹

by 예술융합영어디렉터 2007. 2. 24.
한강다리 '야간 조명' 화려한 밤의 유혹

13일 밤 한강잠원지구 시민공원에 나온 서울 시민들은 동호대교의 야간조명을 감상했다. 동호대교의 조명 주제는 전통 태극문양이다. 다리위 트러스(다리가 휘지 않게 설치한 아치형 구조물)의 붉은 빛과 난간 아래쪽에 설치된 파란빛 조명이 어울려 태극무늬를 연상케 한다. 남자친구와 함께 온 유연정씨(29·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는 "강바람을 맞으며 다리의 야경을 보는 것도 무척 낭만적"이라고 말했다. 압구정동의 한 바에서 일하는 미국인 마이클 핀리씨는 "삭막해 보이는 서울의 낮에 실망했지만 밤에 이런 환상적인 경치가 있는 줄 몰랐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서울시가 2002년 한·일월드컵을 맞아 도심야경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한강교량야간조명등 설치작업이 5월 말로 끝났다. 수도권 한강 24개 다리 중 야간 조명이 설치된 곳은 모두 10곳. 여기에 청담도로공원까지 포함하면 11개다. 가장 최근 작업을 마친 동호·동작·성산·원효대교와 청담도로공원의 조명에는 각각 의미가 담겨 있다.
 
트러스 아치가 설치된 동작대교는 하늘과 구름다리를 주제로 행복한 미래를 표현했다. 교각하단부에 비쳐지는 실루엣 조명이 아름다운 성산대교는 월드컵의 환희를, 전문가들이 한강다리 중 으뜸 야경으로 꼽는 원효대교는 V형교각의 역동성을 한껏 살려 남성적인 기상을 표현했다.
 
동작대교는 상판 위 트러스엔 파란빛을, 교각에는 무지갯빛을 사용하고 있다. 청담대교는 상판을 떠받치는 교각 트러스에 초록색을 V자로 비추고 있다. 성산대교와 올림픽대교는 여러가지 색깔의 필터를 조명에 끼워 넣어 현란함을 과시하지만, 이것이 고속주행 중인 운전자들의 주의를 분산시킬 위험성이 있어 최근에는 빨강 파랑 노랑의 3가지 조명만을 사용하고 있다.
 
원효대교가 남성적이라면 가양대교는 여성적이고 우아하다. 가양대 교는 핑크와 보라색을 혼합한 듯한 은은한 색의 필터를 이용해 자아낸다. 다리 중 보기 드물게 단색인 데다 붉은 계통이어서 밤하늘 자유로의 가장 뚜렷한 인상이 되고 있다.
 
영종도 신공항 으로 통하는 방화대교는 한강수면을 활주로로, 트러스를 비행기 몸체로 표현한 '작품'이다. 2001년 서울시건축상 중 다리로서는 유일하게 동상을 차지했다. 또 2002년 7월에는 출품하지도 않았는데 북미조명협회 해외경관조명부문 디자인상을 받아 관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방화대교는 조명 설치비용에 있어서도 최고다. 방화대교 중간의 아치 트러스(길이 540m) 조명시설에 22억원이 들어 가장 돈이 적게 든 한강대교(3억원)와는 무려 19억원이나 차이가 난다. 가양대교 역시 2002년 서울시건축상 금상을 차지했다. 한강 야경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방화대교와 가양대교는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다리"로 소문나 있다.
 
다리 하나에 들어간 평균 조명 설치비용은 6억∼7억원, 사용한 조명등의 개수는 500∼1,000개다. 이 등은 심한 폭풍우에도 꺼지거나 터지지 않도록 특별 제작됐다. 해가 진 후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한강을 비추며, 조명 전기료는 다리마다 월 120만∼150만원씩. 전기는 다리 인근 한전사무소에서 끌어오고 있다.
 
건국대 디자인학부 정광화 교수는 "한강의 야경이 아름다워진 것은 다리의 기능성뿐 아니라 심미적·예술적 측면에도 주목하게 된 인식변화 때문"이라며 "앞으로 남은 교량에도 세심한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 야간경관 조명 설치 다리
이름=완료일자=비용=조명 특징
성수대교=97년6월=4억400만원=교량 및 일부 설치
한강대교=99년12월=3억원=새천년 맞이 이벤트 목적
올림픽대교=99년10월=6억6,000만원=횃불 모양 조형물
청담대교=2000년5월=12억3,000만원=V자형 조명
가양대교=2002년1월=11억원=2002년 서울시 야간경관 조명 금상
동호대교=2002년5월=7억2,000만원=태극 형상화
동작대교=2002년5월=6억3,000만원=하늘·구름다리를 주제로 행복한 미래 표현
성산대교=2002년5월=7억2,000만원=월드컵 환희(아래에서 위로 비치는 조명)
원효대교=2002년5월=6억3,000만원=남성적인 힘찬 기상
방화대교=2000년11월=22억원=2001년 서울시 야간경관 조명 동상, 2002년 북미조명협회 디자인상 수상


남궁성우 기자 socio94@hot.co.kr/굿데이 2002-09-13 11: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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