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aluating the Impact of Arts and Cultural Education: a European and International Research Symposium
2005년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이 제정되어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법적, 제도적 지원의 근간이 마련됨에 따라 다양한 형식과 분야의 교육활동에 공공재원이 투입, 지원 사업들이 전개되었다. 지난 2~3년 동안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개념 정립과 인식의 공유 및 확산이 주된 미션이었다면, 현재는 그 동안 진행된 문화예술교육 사업에 대한 효과와 새로운 문화예술 향유 수단으로 자리매김 하며 정착해 가는 과정, 결과에 대한 평가가 최근 문화예술교육계의 커다란 화두이다. 이러한 시기에 프랑스 문화부와 교육부, 퐁피두 센터가 함께 마련한 심포지엄은 국내 문화예술교육계가 안고 있는 공동의 고민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기 충분했다. 또한 정책적 뒷받침을 문화예술교육 영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객관적 지원논리의 마련이라는 주제 자체도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어 보인다. '문화예술교육이 미치는 긍정적 결과들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한 이번 심포지엄은 지난 수십 년 간 유럽 사회에서 전개되어 온 다양한 예술적 체험과 교육활동 효과를 객관화, 계량화 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대한 토론의 장이었다. 본 고에서는, 심포지엄 기간 동안 다루어진 연극,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교육 효과에 대한 토론 중 시각예술교육과 박물관, 미술관교육 부문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프랑스 문화예술교육의 철학
교육 = 학습 + 실행 + 행동변화 기조연설에서 밝힌 프랑스 문화예술교육의 목적은 전문 예술가를 길러내는 것이 아니라, 아동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즉, 삶의 본질을 찾아내고 예술에 대한 감각과 개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개념이다. 또한 동시대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논리적인 비평능력을 길러주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프랑스 정부가 지향하는 문화예술교육은 미적 감각을 체화시키며 사회 내에서 적응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
-시각예술 분야 교육의 효과성 2007.1.10 / Dominique Chateau(파리1대학), Pierre Gosselin(퀘백대, 캐나다) 외 시각예술 분야의 교육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논의될 수 있는데, 한 가지는 본질적인 목표를 찾는데 의의를 두는 관점과, 다른 하나는 교육의 타 분야와 개념 속에서 관계를 찾는 것이다. ‘시각예술 교육의 효과성’을 논할 때 대부분의 경우 후자에 무게를 싣는 경우가 많다. 시각예술 교육의 효과 속에는 예술교육이 설정 한 방향성(표현능력, 창의력, 상상력 등의 계발)이 포함된다. 또한 과학과 같은 타 분야와의 연관성 뿐만 아니라 아동의 인지력 등 개념적, 지식적 성장과도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교육의 평가는 분야별로 한정된 영역 내에서가 아니라 개인의 발전을 위한 총체적인 교육학적 접근에 기반한 예술 장르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심포지엄 발표자로 나선 Joy Frechtling (Westat,미국)은 예술교육 및 교육 개혁의 복합적 효과성에 대해 소개했다. 1996년 미국 게티센터 부설 교육연구소가 미 전역 35개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TETAC)는 시각예술을 타 교과와 접목한 ‘통합예술교육’ 방법을 채택, 공교육 개혁운동 안에서 통합예술교육을 활용한 효과성에 관한 것이었다. 4년에 걸쳐 진행 된 이 연구를 통해 다음의 논제를 도출해냈다. 35개 학교에서 관찰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첫째, 통합예술교육을 실행하는 것은 매우 실험적인 일이지만 일단 실행이 되었을 때는 학교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둘째, 변화의 결과로 나타난 현상들 중에는 예술을 지도하는 교사의 자신감 및 통합예술교육을 위한 교안 구성능력 향상을 들 수 있으며 교사들간의 협업이 유연하게 이루어질수록 교육의 내용은 더욱 학생중심, 탐구중심으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통합예술교육이 견고하게 자리 잡은 학교의 학생일수록 시각예술 교육에 더 큰 성과를 이루었다. 그러나 통합예술교육의 실행과 타 교과 학습간의 연관성을 발견하지는 못했으며, 교사들은 이러한 교육체계가 학생들의 학제간, 주제간 영역을 넘나드는 간학문적 사고체계 형성과 창의적 사고에 크게 영향을 끼친다고 응답했다. 뿐만 아니라 학습 동기부여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쳤다고 답했다. 한편 Rejane Coutinho(상파울로대, 브라질) 교수는 그의 연구를 통해 전시공간 안에서 지식전달 위주로 이루어지는 전시안내 프로그램(도슨트 프로그램 등)의 부작용을 설명했다. 또한 Elisabete Oliveira(리스본대, 포르투갈) 교수는 '학교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예술교육은 무엇인가' 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시각적 표현수단을 통한 개인의 성장과 이를 활용한 방법을 소개했는데, 12~18세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인터뷰 한 결과, 인간은 본능적으로 양질의 예술(작품)을 접하고 감상하고 싶어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대회의실 세미나 진행 모습
- '문화예술교육 : 목적과 방법은 무엇인가', 교육학적 접근과 교육 정책 07.1.11 / Haward Gardner(하버드대, 미국), Catherine Burke(리스대, 영국) 등 아동의 학습은 예술을 통해 어떻게 향상될 수 있을 것인가? 가장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교육방법은 어떤 것인가? 본 세션은 사례를 중심으로 교육학적 접근방법을 통해 위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다. 2007년은 예술의 학습과 교육에 관한 학제간 연구 ‘Harvard Project Zero’가 40년을 맞는 해로, 이 연구는 하버드대 교육대학 내 연구진에 의해 진행되었다. ‘Harvard Project Zero’는 1957년 러시아의 스푸트니크호가 달에 착륙했다는 소식에 미국 내에서 과학과 수학, 기술 등 관련분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던 1967년, 넬슨 굿맨이 하워드 가드너와 퍼킨스 등의 연구진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연구 조사이다. 이 연구의 기본 개념은,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 측정 가능한 기술과 이해력 계발 정도를 설정하여 예술을 감정이나 신비로운 것, 분석이 불가능한 모호한 대상, 실험할 수 없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배제하는 것이다. 연구의 의의로는 첫째, 40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동일한 주제로 연구가 진행되었다는 점, 둘째, 하워드 가드너-퍼킨스 체제에서 2000년 스티브 시델 (Steve Seidel)로 리더의 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 셋째, 교육계에 파장을 불러일으킨 학설을 도출해 내었다는 점, 그리고 예술은 감성이 아닌 지각, 인지 가능한 대상이라는 점을 밝혀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예술의 학습을 타 분야의 학습으로 전이시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세미나에 참석한 하워드 가드너(Haward Gardner. 가운데)
-박물관ㆍ미술관교육의 효과 2007.1.11 / Jacqueline Eidelman(파리5대학), Andrew Newman(뉴캐슬대, 영국) 등 최근 10년간 급속히 성장한 박물관ㆍ미술관(이하 박물관) 교육은 작가, 박물관, 교사와 학생(대상)이 실물을 감상하고 그와 함께 창의적인 해석이 일어나는 역동적 교육공간으로의 개념을 함의한다. Jacqueline Eidelman의 연구는 학교와 박물관의 협력을 통한 문화예술교육이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과 교육의 효과성에 관한 논의로, 인지발달론, 예술에 대한 ‘취향’의 형성, 관람습관 그리고 정체성 형성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퐁피두 센터가 어린이들의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 증진을 위해 운영한 전시안내 프로그램 사례는 인터뷰와 관찰조사 방법으로 3개월간 진행 한 연구조사이다. 결론적으로, 사회화의 연결고리, 학교의 예술교육과 박물관 전시안내 교육 사이의 조화와 부조화, 전시관람 중의 상호작용, 사고의 정형화, 그리고 아동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사회전반에 스며들어 있는 문화예술의 지식과 일반적인 문화vs박물관 문화, 자발적인 관람vs전문적인 담론에 대한 요구 등 다양한 상호작용들을 드러냈다. 학생들에게 있어 박물관 관람은 그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대상, 작품의 실물을 접한다는 점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경험이다. 그렇다면 전시 안내 프로그램(도슨트 안내)은 과연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스스로 감상하고 의미를 해석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 주관적이고 지식 위주의 전시설명이나 또는 도슨트가 사용하는 어휘, 이들이 전달하는 지식 등이 이러한 상호작용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과연 문화예술교육의 효과는 측정 가능한 것인가?
어떠한 목적으로 효과를 평가하며, 그 결과는 어떻게 활용되어져야 하는 것인가. ‘평가’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는가. 그리고 결과의 활용 목적이 무엇인가에 따라 결과와 방향성이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대개의 경우 평가라는 절차와 형식이 주는 느낌은 감사, 점수, 문책 등 부정적인 개념이 개입되어 있다. 반면 평가를 통해 문화예술교육의 내용을 공유하고, 기획과 진행과정, 그리고 그 결과 안에서 발견하는 현상들에 대해 열린 시각으로 토론하고 이를 발전의 계기로 받아들인다면 보다 생산적인 절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평가의 주체는 평가의 대상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실행 목적에 대해 명확한 설정을 선행하여, 필요로 하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시스템화, 체계화 된 평가 지표를 마련하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 현실에서 가장 적합한 평가방법은 무엇인가. 공적재원이 투입되어야 하는 문화예술 분야의 특성을 간과할 수 없기에, 지원의 근거가 되는 교육사업의 평가는 필연적인 과제이다. 교육의 효과 측정 결과가 다시 교육활동으로 환류될 수 있는 정성평가와 객관적 정량평가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극히 원론적인 결론으로 회귀한 것이 다소 허무하다. 하지만, 공통의 주제를 고민하는 다양한 층위의 사람들을 만나고, 문화예술교육의 진정성에 대한 고민과 열정의 장에서 함께 호흡할 수 있었다는 것은 문화예술교육 분야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분명 의미있는 경험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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